"그것은 검이라기엔 너무 컸다"
즐겨 보는 만화 <베르세르크>의 초반 대사이다. 드래곤을 잡기위해 만든 거대한 검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주인공 가츠의
위압감과 그를 바라보는 일반사람들의 두려움, 이질감, 사람이 아닌 느낌 을 잘 알 수 있는 대사라고 생각한다.
이런 강렬한 도입부는 소설 뿐만이 아니라 영화, 웹툰에서도 잘 사용하고 있는데, 나는 그냥 이게 곧 지나갈 유행이겠거니 하고 간과하여 잔잔한 방식으로 <이지현이지영>을 시작했다.
하지만
"분노를 노래하소서, 시의 여신이여"
-호메로스 <일리아드>
"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?"
-이상 <날개>
"행복한 가정은 다 비슷한 모양새지만,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불행의 이유가 다르다."
-레프 톨스토이 <안나 카레니나>
"나를 이스마엘이라 부르라"
-허먼 멜빌 <모비딕>
이런 여러 고전소설에서도 강렬한 도입부로 시작하는것을 보면 한 때의 유행이 아닌 여러 작가들의 수많은 고민의 결과물이라는것은 틀림 없을것이다.
물론 이야기의 내용에 따라서 잔잔하게 시작할 수도 있지만 '어떤 도입부가 효과적으로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?' 라는 고민을 진지하게 해보지 않았던 나의 안일함을 반성해 본다.